그러니까... 음... 이건 잔상의 러프스케치랄까
1.
"좋은 남자 한테는 좋은 담배 냄새가 나는 거야, 임마."
"웃기시네."
친한 마초녀석에 말에는 비웃었지만, 그럴지도 몰라- 라고 처음 생각한 날.
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두부형을 우리는 왠지 알아맞혔다.
그가 찍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뭔가 묘한데,
전혀 경계하지 않은 듯 특별한 긴장감이 없고
아이들 스스로의 의지로 얌전하게 렌즈 속에 담겨버린 것 같다.
아하, 알 것 같아.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.
인스턴트 커피병을 무심히 건네는 모습,
쓸데없는 배려는 하나도 없지만 너무나 충분한-
자동으로 무장해제되는 그런 기분을 우리 모두 느꼈으니,
더 예민하고 순정한 아이들의 눈에는 오죽했으랴.
다음날, 국밥을 먹는 모습이
마치 전날 술을 마신 사람처럼 보인다고 말하자
마셨잖아? 했다.
아하하 그렇군요. 맥주 한 잔.
진짜로 좋은 남자 한테는 좋은 담배 냄새가 나는 건지도 몰라.
2.
어느 미학 대학원을 다니던 선배가 정신분석학 얘기를 하다가
나더러 히스테리자인 것 같다고 했다.
나는 "글쎄? 아마도 도착증자?" 하고 말았다. 무슨 새로운 혈액형별 분류인가- 풉
근데 블로그에서 보아온 그는 강박증자일 거라고 나도 모르게 추측했었다.
사실 잘 모르지만 그냥 듣기엔 강박증자가 훨씬 재밌고 멋지니까.
근데 그는 실제로 너무 '멀쩡한' '대학생'이었다.
아, 뭐야 깬다-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, 그 영민함이 어디로 갔을리가 없지.
이내 계속 웃게 만드는 재주를 선보였다.
별 얘기 아닌데, 그렇게 재미있고,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데,
이렇게 설득력이 있다니.
산만한 주제의 대화가 이어지는데도 순간의 순발력들은
계속해서 반짝! 역시, 나의 블로그 아이돌이었어.
아무렴. 리승환 수령님이신데.
무엇보다 술 한 잔 꼭 해야죠?
3.
지하철역 개찰구 앞에서
체셔고양이를 만난 앨리스처럼 약간 긴장한 듯,
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하고 있던 소녀는
어쩌면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도 미친 티파티에
참석한 기분이었을지도 몰라.
나와 두부형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생겼을 줄
예상했다고 말하던 그녀는 색이 선명하고 고운
금붕어처럼 반짝거리는 눈과 볼을 가지고 있었고,
나이와 관계없이 소녀가 확실했다.
어쩌면 그에게는 100% 여자아이일지도 모르죠.
생일날 참가한 미친 티파티는 모쪼록 즐거우셨길.
신데렐라처럼 급하게 귀가해야 했지만
왕자님(글쎄?)과 함께여서 구두는 잃어버리지 않았겠죠.
함께 또 볼 수 있길 바랍니다. :D
+) 그림이 하나도 안 닮은 거 나도 알겠지만, 헤어스타일도 전혀 달랐던 것 같지만
꼭 기억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일수록 더 안 떠오르는 법이지요. (변명) 게다가 머리도 나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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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acked from Real Factory | 2008/02/05 11:22 | DEL
모임의 발단 최근 티스토리에서 저와는 몇만광년의 거리가 있는 두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. 바로 오르페오님과 두부님(구블로그, 현재블로그)인데 어쩌다보니 말 그대로 번개를 하게 되었습니다. 만나기 전날에서야 모임이 확정되었으니 말이죠. 긴 시간 알고 지낸 것은 아니지만 그림과 사진이라는 보기 드문 블로그 테마는 물론 실제 직업마저 그 쪽에 연결된 분들인데다 작품들도 워낙 마음에 들어 염치불구하고 모임을 마련했습니다. 물론 연락은 오르페오님께서 고생하며.. |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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